프랑 엔딩보고 바로 루팡까지 엔딩보고 올클했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각 루트 선택지도 회수했고 컴플리트 CG도 봤으니까 올클 맞겠죠...?
비타로 처음 본 올클 게임이자 오토메 게임인데 첫 스타트를 잘 끊은 것 같네요.
좋은 게임이였습니다. 스토리도 준수하고 캐릭터들 개성, 설정도 나쁘지 않고
논픽션과 픽션을 잘 섞어놓은 느낌? 게임 자체는 전부 픽션이겠지만. 음... 설명하기가 어렵네요.
아래는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걸러서 봐주세요.
시스템에 대해선 따로 설명하지 않을게요. 부가적인 요소가 없는 비주얼 노벨인데다
UI나 옵션, BGM같은건 기본적인거고 비타판의 특색이 있던 게임도 아니였으니까요.
플레이 하면서 좋았던 점을 나열 해 봤습니다. 크게 세 분류로 나눠 봤어요.
1. 에피소드(챕터)로 나뉘어 이야기의 분기를 나눔
이 이야기가 에피소드로 나뉘지 않고 전체적인 하나의 틀을 가지고 계속 이어가는 식이였다면
지루해서 놓은 플레이어들이 많았을겁니다. 상대적으로 공략 캐릭터가 적은 게임임에도 스토리가 길었는데
주인공 포함 공략 캐릭터들, 거기에 서브 캐릭터들의 상황까지 이어지면서 자칫하면 늘어질 수 있는 이야기를
챕터같은 분기점을 두고 쉬어갈 수 있게 해둔 것이 베스트였다고 생각해요.
이걸 잘못 활용하면 흐름이 끊기고 이도저도 아니게 되는데 그 전 챕터의 상황이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을 이어가며
현 챕터에 목표를 두고 그에 맞는 캐릭터를 메인으로 두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게끔 한건 좋은 선택이였다고 봐요.
물론 다른 점도 보이긴 하지만... 이건 후에 서술하기로 하구요.
2. 각 에피소드마다 대표 캐릭터들이 있고, 그 캐릭터의 배경이나 설정 등을 설명
메인 캐릭터들의 배경이나 설정을 자연스럽게 설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전체적인 흐름을 가지고 있는 게임은 더더욱 그렇죠. 스토리가 들쑥날쑥이 되어버리기도 하고,
몇몇 캐릭터에게 스토리를 치중한 나머지 다른 캐릭터들은 서브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기도 하기 때문에...
에피마다 추구하는게 있고 그에 맞는 캐릭터가 있어서 그 캐릭터가 메인이 되는 계기가 제공되기도 하죠.
원래는 반대가 맞고 (캐릭터를 설명하기 위해 무대를 만듦.) 일부러 의도한 것이겠지만
이걸 자연스럽게 설명하며 주인공 이야기로 흘러가게 짜맞추는건 생각보다 많이 어렵습니다.
3. 적절한 반전 캐릭터 및 재밌는 떡밥
이건 서브 캐릭터들이 해당되는 것인데 조직 이데아를 비롯 황혼, 여왕과 레온하르트, 에를록 숄메와 지미 A. 알레스타 등등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 캐릭터들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재료들이 매우 신선했습니다.
어떤 캐릭터는 공략 캐릭터들보다 존재감도 크고 매력도 넘쳤던거 같아요.
공략 캐릭터의 개별 루트로 가면 배경과 떡밥이 다 풀리긴 하지만 저렇게 된 그들의 과거가 궁금 할 정도로
매력있는 캐릭터들이라고 할까요? 캐릭터의 매력은 8할이 시나리오 라이터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데, 그런 점에서
이 게임의 시나리오 담당은 글을 참 잘 썼다고 해야할지, 아니면 적절한 캐릭터를 데려왔다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캐릭터를 활용 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단순한 캐릭터 설정 덕질로 끝이 아니라, 이야기에 녹이는 법을 아는 사람이라는건 확실해요.
단지 이 부분도 약간의 아쉬움이 드는건 사실이라서... 이 것도 후에 서술할게요.
아래는 아쉬운 점들입니다. 크게 두 분류로 나뉘었네요.
1. 특정 캐릭터의 비중 분배 미스
단언컨대 이 게임은 루팡의, 루팡에 의한, 루팡을 위한 게임입니다.
통상판 패키지의 일러도 그렇고 캐릭터의 존재감, 시나리오 비중, 공략 제한, 그의 목적등등 무엇하나 빠지는게 없어요.
오죽하면 나머지 네 명은 루팡의 들러리였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몰아줬어요. 그들의 개별 루트는 그들만의 이야기지만
루팡의 이야기는 개별 이야기가 아닌 주인공을 포함한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한 명 빠지지 않고 모든 것이 해소되는 루트죠.
그만큼 핵심을 찌르고 시나리오의 분량이 타 루트에 비해 만만찮은데, 이게 약간의 단점이네요.
각 캐릭터들은 개별 루트로 가면서 주인공과 캐릭터간의 감정이 심화되고 연애? 사랑?으로 가는게 눈에 보이지만
루팡은 워낙 풀어야 하는 이야기가 많다보니 개별 루트에서 이미 진행 중인게 느껴졌어요. 간추려서 말하자면
감정선의 시작점이 타 캐릭터는 개별 루트였다면 루팡은 공통 루트였다는 차이점? 이러면 분기를 나누는 의미가 없죠.
모든 루트에서 활약을 보이지만 정작 그의 루트에서의 비중은... 겉보기엔 화려하지만 속은 그닥 실속없었다고 해야하나
캐릭터 자체의 매력은 넘쳐 흐르다 못해 터지기 일보 직전이지만 타 캐릭터에 비해 그의 과거는 가벼운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루팡의 개별 루트를 제외한 공통 루트, 심지어 타 캐릭터 루트안에서 루팡의 비중을 생각 해 보면 이미 예견되었던 문제였지만요.
심지어 주인공의 배경도 루팡 루트에서만 (진정한 의미로) 해소 된 것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이야기는 좋았지만, 음...
2. 서브 캐릭터의 운용 부족
이건 그렇다고도, 혹은 아니라고도 할 수 있는데 피니스와 에를록 숄메, 지미 A. 알레스타에게 강하게 느꼈습니다.
피니스가 저렇게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한 이유와 과거도 있을 법 한데 그의 과거는 나오지 않은게 아쉬웠어요.
아버지를 생전부터 보좌 해 왔고, 이후에도 했을텐데 그에대한 언급이 1도 안나왔어요. 무려 주인공의 대척점인 캐릭터인데.
그리고 에를록 숄메와 지미 A. 알레스타의 정체를 보고 저런 캐릭터들을 왜 이런식으로 밖에 운용을 못했지? 라고 느꼈습니다.
물론 지미는 반 루트에서 활약한다지만 그의 진정한 정체를 왜 루팡 루트에서, 그것도 저렇게 허무한 식으로 풀었느냐에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네요. 둘 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 캐릭터라지만 그의 정체는 이거야! 하고 끝나버렸으니;;;
그나마 지미는 활약이라도 했지만 에를록 숄메는 그런 것도 없습니다. 어찌보면 루팡과 비슷한, 모든 루트에서 양념을 치는 캐릭터네요.
원작 소설에서의 그는 어찌보면 찌질한 캐릭터고 루팡이 저렇게 힘들어 할 인물이 아니라서 픽션이겠거니 하고 넘어갔는데 정체가...
루팡 루트가 그의 이야기로만 채워졌다면 아마 그도 비중있게 등장했을 가능성이 있었겠죠? 하지만 꿈도 희망도 없어
여태껏 후속작 소식이 없는 걸 보면 이대로 끝인 것 같은데... 이대로 끝내기엔 아쉬운 서브 캐릭터들이 많았습니다.
어쩌다보니 길어졌는데 호평이 이어질만한 게임입니다. 재밌었어요.
이미 풀거 다 푼 이야기라 더 할 것도 없지만, 그래도 팬디스크가 나왔으면 하는 게임이네요.
숄메와 알레스타 공략 추가해서 나오면 더 할 나위 없겠지만...
오토메이트는 캐릭터 장사가 안되는 게임엔 인색해서 아마 안될거예요. ㅠㅠ
임피 루트 클리어. 더불어 프랑 개별 루트인 챕터 9 진입 직전입니다.
얘는 정말 기대 안했는데 예상외로 꿀잼이네요. 루트의 주제가 과학이다보니
주인공의 배경에 좀 더 밀접하고 그에 따른 여파?에 주목 할 수 있었던 루트였어요.
일단 캐릭터가 제 취향이 아니였어서 전혀 기대 안했었고 캐릭터 정체도 알고 들어갔기 때문에
별로 감흥 없을 줄 알았는데 스토리는 여태 깼던 캐릭터들보다 훨씬 더 재밌었던 거 같아요.
캐릭터가 믿음직스럽지 못한 탓인지, 아니면 가벼워 보인 탓인지 타 캐릭터 루트에 비해
주인공이 능동적으로 변한 것도 있고, 흑막으로 보이는 상대 캐릭터도 어찌보면 임피의 반전 캐릭터라
아예 미워할 수 없는 면도 있어서 그렇게 느꼈어요. (게다가 둘 다 묘하게 개그 포지션)
이 캐릭터 루트에서 저에게 훅 들어온 순간이 있다면 역시 캐릭터의 과거 모놀로그 부분이겠죠.
캐릭터가 혼자서 회상하는 것도 아니고 주인공에게 덤덤하게 말해주는 데 그게 더 버티기가 힘들었어요.
주변에 아무도 없어서 말 할 필요성을 못 느낀데다
어쩌다 말을 할 일이 생기면 목을 하도 쓰지 않아서 소리가 되어 나오지 않았다던가
뭘 해야할지도 모른 채 밤이 되면 하염없이 달만 바라봤다고. 그래서 달은 좋아한다고 말하는데서
와... 울 뻔했다니까요?? 그걸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는데 내가 다 미어지는 기분.
게다가 상황이 여주랑 비슷하잖아요. 여주는 그나마 책이나 인형 기타 등등이 있던 저택이였지만
얘는 그런거 없이 그냥 헛간 같은데서 지식이고 뭐고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고 얻을만한 상황 조차도 아니였으니... ㅠㅠ
그 이후에 우연한 만남으로 혼자가 아니게 되지만... 힘든 과거를 겪었는데도 엇나가지 않아줘서 참 고마운 캐릭터였어요.
다음 루트는 프랑인데 성우가 진입 장벽이라 깰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
물론 깨긴 할거지만... 시간이 좀 걸릴수도 있겠어요. 비타가 피습과는 다르게 세이브 연동이 안되다 보니
일계정을 쓸지 국내계정을 쓸지 고민 중이거든요. 제가 다운로드 판을 싫어해서 국내 계정을 쓸까 싶지만
정발보다 일판을 더 살거 같고 거기에 DLC이 끼어있으면 말짱 꽝이라서 거참 고민이네요.
이거때메 공략도 늦어진건데... 여차하면 양쪽 다 세이브를 만들어 두는 걸로 하죠 뭐 (...)
현재 생 제르맹, 반 헬싱 끝냈고 임피 루트 준비 중입니다.
해보니까 괜찮네요. 여주가 제 취향을 아닌걸 빼더라도 왜 호평을 받는지 이해가 되는?
공통 루트가 생각보다 길어서 이 제작사 특유의 쓸데없는 이야기 늘려놓기 시작인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각 캐릭터 루트에서 나올 복선이거나 배경 설명을 위한 밑작업이더군요.
그렇다고 개별 루트가 짧지도 않고 엔간한 떡밥 회수는 다 하고 가니까 좋았어요.
필요할 땐 공략 캐릭터 혹은 공략 캐릭터와 연관이 있는 서브 캐릭터의 배경도
모놀로그 식으로 나오고 이야기를 풀어 놓는 것도 조잡하지 않아서 이입하기는 쉬운 편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성우들이 연기를 잘 해요. 정말. 아니 진짜로 (...) 여주도 제 취향이 아니라서
이입하기 어려웠었는데 상대 성우들이 연기를 잘 해서 훅 빠져들기도 했어요.
특히 반 루트가 그랬는데 아조트가 잭 더 리퍼 사건 때 게임을 시작하자고 하는 부분의
변조된 음성에서 억양과 호흡으로 캐릭터의 정체를 미리 알아버렸거든요. 그래서 그 캐릭터 등장 할 때마다
주의깊게 보게 되고 경계 안하는 캐릭터들이 되려 짜증도 나고 그래서 이입하기가 진짜 힘들었는데
흑막도 연기를 잘 하고 반도 연기를 잘 해서 듣는 재미로 극복하고 재밌게 했습니다.
생 제르맹 루트는 반칙이라면 반칙이랄지.. 또 다른 이야기로 게임이 흘러가서
그 부분을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이건 또 뭐지' 싶을 정도의 다른 이야기일수도 있는데
전혀 연관이 없는 것도 아니요, 이 루트가 여주의 입장을 대변하기가 쉬워보여서 더 이해하기가 편했네요.
여기서도 등장하는 생 제르맹 포함 서브 캐릭터의 성우들이 호연을 해줘서 더더욱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구요.
루팡은 해금 조건이 있고, 남은 캐릭터들은 성우가 제 취향이 아니거나, 캐릭터가 제 취향이 아니거나 한데
일단 해봐야죠. 혹시나 여주의 떡밥이 더 풀릴까 싶어서 스킵을 못하겠어요. ㅠㅠ 대신 천천히 해보려고 합니다.